출산율

지난 주, 한국 신문에 난 출산율 ‘1.0 쇼크 대한민국은 멸종위기’ 기사에서 셋째도 아니고 둘째만 가져도 혀를 찬다는 걸 읽고, 내가 셋째를 가지면서 마음고생 했던 기억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9년만에 둘째를 낳고 바로 일년이 되가면서 셋째를 갖게 되었는데 둘째 때와는 너무 다르게 만나는 사람들마다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내 가슴에 마치 비수를 꽂는 것 처럼 들렸다면 과장된 말일까?

“지금 둘째가 걸음마를 막 시작했는데 어떻게 셋째를 키울거야?“애 아빠가 많이 벌어와야 겠다.“용감도 하네, 어떻게 셋째까지 가졌어?“와! 기저귀값이 무지 많이 들겠다. 둘째가 그때까지 기저귀 찰텐데.“셋째는 의료보험이 안된다고 들었는데. 한국 돌아가면 안되겠네.“좀 조심하지 그랬어.” 아니면 다짜 고짜 “왜 피임 안했어?“또 아들이면 어떡하냐. 딸 없으면 서글픈데.“애가 학교가게 되면 늙은 엄마라는 말 듣겠다.

기억나는 말들을 모두 적는다는게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만, 아기를 가진 엄마에게 건네는 첫 반응치고는, 좋게 말해서 너무 솔직했다고 할까? 아니면 그것도 문화의 차이라고 이해를 해야 할까?

그런데 의외로 내가 만나는 미국 사람들은 정말 모두가 첫마디에 “Oh, how sweet!” “Congratulations!” “Baby is a really Gods gift.” “When is due date? (언제 출산일이죠?) When will you have a baby shower?” “Let me know when you need anything.” 당시는 내 영어 듣기실력이 좋지 않아서 다 기억을 못하겠지만 그들이 웃으면서 해주는 말들은, 남편까지 달가워 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우울해진 나를 위로해 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서는 마음속과 달리 겉으로는 좋은 말만 해주는 경우가 허다하고, 뉴욕커 (뉴욕시내에 사는 사람들) 들 처럼 큰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에야 애들 셋, 넷은 보통이니까 당연히 좋은 덕담을 해주겠지만 무슨 상관인가?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게는 크게 힘이 되는 위로였으니까.

내 여동생과 나의 Best friend도 나보다 더 용감하게 한국에서 셋을 낳고 잘 키우면서 살고 있는데 운전하면서 애들 셋이 나란히 뒷자리에 앉아 있는것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는 말에 동감하면서, 임신한 엄마들에게는 배속에 있는 새 생명을 위해서 진심어린 축하를 해주기 바라며 하루빨리 “애들이 모두 몇명이에요?” 라고 물어보는 시대가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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