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 (1)

요즘 한국의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로 인한 사고로 어린 신입생이 죽은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내 가족들 중에도 무척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술로 인해서 결국은 불행한 일생을 마감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나는 더욱 술에 대해서 만큼은 아주 부정적이다. 요즘은 담배도 마찬가지지만. 오죽하면 대학교에서 미팅을 할때 아무리 킹카라고 해도 술을 좋아하는 것 같으면 아예 애프터를 받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여기와서 보니 술로 인해서 일어나는 불상사에 대해서는 법으로 아주 철저하게 다스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여기도 역시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알콜중독자들도 많지만 음주법이 무서워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 아파트 도로에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다가는 바로 수갚이 채워지고 철창 신세를 진다.

우선 공원에서의 음주인데 원칙적으로는 일체의 알콜류를 공원 안으로 갖고 올 수가 없다. 여기서 말하는 공원은 산이든, 바다든, 도시 한복판이든, 집 주변이든 간에 공공 휴식 장소로 지정된 모든 곳을 일컫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회사 야유회같은 큰 행사가 있을때 맥주 정도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싶으면 정식으로 미리 공원 관리국으로 부터 허가를 얻어야 한다. 그외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경찰에게 적발되면 당장 압수와 함께 벌금이 부과되고, 거부할 경우에는 당장 체포가 된다.

그래서 독립기념일 같은 큰 국가 경축일에는 아예 경찰관들이 공원에 많이 배치가 되고, 의심이 가는 아이스박스나 음식상자를 조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렇게 개인의 사적인 물건을 조사하냐고 하겠지만 공원 관리국에서 음주로 야기되는 폭력이나 싸움같은 종류의 어떠한 불상사가 일어날 경우 일반시민들의 안전을 미리 보호해야 하기때문에 반드시 경찰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한국의 공원이나 바닷가 같은 곳에서 소주와 안주를 시켜 마시면서 즐기던 사람들이, 푸른 초원과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는 신선들이 놀던 곳 같은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그런 즐거움을 만킥할 수 없으니 얼마나 실망이 크겠는가. 그래서 어떤 심한 경우는 아예 물병에 소주를 채워서 (물처럼 보이니까)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그것도 많은 경찰들이 알아서 냄새까지 맡아본다고 한다.

여기서는 알콜 도수가 높은 술을 사려면 ABC 같은 상점에서 만 살 수 있는데 일요일, 즉 주일이면 모든 ABC 상점이 문을 닫아서 주일에 그런 술이 필요하면 토요일에 미리 사둬야 한다. 그러나 포도주 정도의 도수가 낮은 알콜류는 대부분의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고 요즘은 Walmart (월마트)에서도 파는 걸 보았다. 21살이 넘은 어른에 한해서 만. 그런데 한번은 Maryland (메릴랜드)에 사는 분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선물로 포도주를 사려고 수퍼마켓에 들러,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물어봤더니 Maryland에서는 포도주 조차도 수퍼마켓에서는 팔지않는 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청교도들이 자리를 잡은 주라서 음주법이 아주 엄했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포도주를 팔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신 꽃을 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Virginia (버지니아) 에서 살고 있는 내가 또 하나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하루는 남편이 밤 늦게 수퍼마켓에 가서 애들 간식도 살겸 포도주 한병을 사서, 계산대 제일 뒤에 올려 놓았는데 포도주를 스캔한 후 점원이 포도주를 팔 수가 없다는 게 아닌가? 이유인즉, 정각 자정이 넘으면 Virginia 에서는 포도주같은 알콜류라 할지라도, 그리고 아무리 21살이 넘은 어른이라도, 절대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12시에서 1초가 지나도 못사는 이유는 계산기 자체가 그렇게 프로그램 돼있어서 아무리 마음 좋은 점원이 봐 줄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엄한 법을 집행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우까지 미리 시스템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아무튼 알콜과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마약과 똑같이 “Drug”이라 부른다장차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이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술로 인해서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은 그런 음주문화를 고쳐 나가지 못하고 어린 세대들에게 나쁜 표양을 보이는 기성세대의 잘못이 제일 크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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