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 (2)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음식문화에 관한 내용은 식사 예절 같은 것이 아니라, 내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관점에서 느끼는 차이를 쓰는 것이다. 식사 예절에 관한 많은 책들이 출판이 되고 잘 알려져서 인지 오히려 한국에서 방문하는 분들이 포도주잔은 이렇게 잡고, 냅킨, 나이프, 포크, 스푼은 이렇게 식탁위에 놓고 하면서, 실지 여기 사는 사람들보다 더 잘 아는 것같다. 여기도 부모가 잘 가르쳐주지 않으면 격식을 갖춘 식사예절은 잘 모르는것 같다. 그래서 그런 학생이나 어른들을 위해, 좋은 호텔 식당같은 곳에서 현장 학습을 하면서 가르쳐주는 하루, 이틀정도의 교육 프로그램도 있는걸 봤다.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회사 안에 직원의 복지시설을 위해서 싱크대와 함께 냉장고, 얼음을 만드는 기계, 그리고 생수가 설치돼 있는데 좀 더 규모가 큰 회사에는 스낵류나 콜라, 쥬스등을 사먹을 수있게 자동판매기 (vending machine) 까지 설치해 준다. 거의 모든 종류가 1달러 미만인데 내게는 아주 달거나 짜서, 심심풀이로 한 봉지를 다 먹고 나면 나중에 물을 엄청나게 마시게 되는 스낵들로 꽉 채우져있다. 보통 여러가지 맛의 potato chips (감자칩), pretzel (프레첼: 매듭 모양의 과자),  쵸코렛, 캔디, 젤리, 카라멜, 도너츠, 카라멜이나 쵸코렛이 씌워진 팝콘, 설탕과 소금이 묻혀진 땅콩, 술안주로 안성마춤인 beef jerky (쇠고기 말린것)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런데 그렇게 아침에 기계안에 꽉 채워졌던 스낵들이 퇴근 할때 쯤 되면 아주 단 종류부터 많이 비어있고 제일 심심한 맛의 pretzel 만 남아있는다. 그리고 콜라와 사이다, 쥬스를 파는 기계도 diet cola (다이어트 콜라) 보다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료수부터 다 떨어졌다는 빨간 불이 켜진다. 그래서 요즘 학교에서는 그런 고열량의 설탕이 많이든 스낵이나 음료 기계 대신 생수를 뽑아 먹는 기계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내가 보기에 어릴때 부터 아주 달고 짠맛에 길들여진 미국인들이 그 입맛을 하루 아침에 바꿀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에서도 소아 당뇨병 환자가 증가한다고 하지만 여기처럼 많은 어린이들이 당뇨병으로 고생을 하고 심지어는 좋은 대학교를 들어갔지만 부모와 떨어져서 기숙사에서 혼자 지내면서 잘 음식조절을 못해서 다시 당뇨병 증세가 심해져서 휴학을 한 대학생도 있다.

식당에 가서 dessert (후식) 메뉴를 봐도 대부분이 쵸코렛과 카라멜이 줄줄 케익에서 흘러내리고, 치즈케익 위에도 빨간 딸기시럽을 덮고, 아이스크림 위에도 단 쿠키와 설탕에 절여진 딸기와 앵두, 바나나가 장식되어있다. 후식으로 과일이나 떡, 커피를 기대하면 큰 오산이고, 더우기 한국에서 먹던 케잌과 비슷한 맛이겠지 하고 시켰다가는 다 먹지도 못하고, 주문한 돈이 아까워 집으로 싸가도 냉장고에 박혀있다가 결국은 쓰레기통으로 갈 정도로 모든 스낵이 달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나 역시 이제는 점심이나 저녁을 먹은 후에는 맛있는 케잌 한 조각을 먹고 싶으니 나도 점점 이런 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같다. 당뇨병이 심해서 발이나 다리를 자를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서도 단 음식을 먹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해 몰래 먹는 환자가 있다니 설탕도 drug (마약) 목록에 넣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우스게 생각도 해본다. 

No Comments

No comments yet.

RSS feed for comments on this post. TrackBack URI

Leave a comment

WordPress The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