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tennis players

내가, 그리고 우리 식구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는 축구, 풋볼, 농구, 수영도 아니고 단연코 테니스다. 우선 서로 몸싸움을 하지 않으면서 개인기가 뛰어나야 되고, 엄청난 스피드와 힘이 있어야 되며 동시에 재빠른 판단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코어를 산정하는 기준이 아주 공평해서 서로의 수준이 차이가 나면 금방 승부가 나지만 비슷하면 하루종일도 가는 경기 이기 때문에 결국 체력과 정신력이 모두 함께 센 선수가 이기는 스포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119일부터21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테니스 오픈 이 있어서 거의 준준 결승이 시작되는 날 부터는 새벽 330분 에 일어나서 (시차가 달라서) 생방송을 보느라 잠이 부족한 상태로 출근을 했고, 준결승전인 Rafael Nadal Fernando Verdasco의 장장 5시간 14분간의 혈전을 보느라 꼬박 밤을 새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세계 1, 2위인 Rafael Nadal Roger Federer 가 결국 결승에서 맞붙었다. 우리식구가 좋아하는 그 두 선수 외에도 세르비아 선수인 Novak Djokovic 이 있는데 아마도 상상을 초월하는 더운 날씨에 못 버티고 중간에 기권을 했던것 같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섭씨 60(약 화씨 147) 를 넘는 온도계를 처음 봤다. 중계방송을 하는 캐스트가 온도계를 보여주는데 60도가 Maximum 인데 바늘이 그 온도를 넘은것이었다. 그런 날씨에서 보통 두 세시간이 넘는 게임을 선수들에게 하게 하는것은 완전히 고문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jokovic 에게는 안됐지만  다음날 Serena Williams 가 경기를 하는 도중에 관중들과 선수의 메니저들의 항의가 빗발쳤는지 결국 주경기장 천정을 닫고 에어컨을 틀기 시작하는걸 보면서 세르비아와 미국이 어떻게 선수들을 보호하고 얼마나 자기 나라 선수들을 위해서 주최측에 힘을 가하는지 개인적으로 그 차이를 감지 할수 있었다.

 

결승전 날은 그 정도의 찜통 더위는 아니어서 경기장 지붕을 열고 게임을 시작했고, 결승 마지막 5세트에서 투지로 밀고 오는 Rafael에게 Federer는 돌이킬수 없는 중요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결국 눈물로 수상식을 장식했다멋있는 세계 Top 선수들의 결승전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식구가 제일 좋아하는 Rafael Nadal의 우승보면서 즐거웠지만 이제 무슨 재미로 Davis Cup 까지 기다리지 하고 웃어본다.

어느 따뜻한 늦겨울 날

한참 추운 날씨가 계속 되더니 어제부터 갑자기 봄 날 처럼 따뜻해졌다. 그래서 공원이나 도로, 쇼핑센터 등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벌써 봄이 온 것 처럼 모두들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눈에 바로 띄는게 달라진 복장들이다. 한국에서는 대체적으로 계절에 따라서 옷을 입기 때문에, 한여름에 겨울 처럼 갑자기 추워졌다고 오버코트를 입고 나오거나, 한겨울에 여름처럼 더운날이 됐다고 맨소매를 입고 거리로 나간다는 것은 엄청나게 용감하거나 낯이 웬만큼 두껍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런데 여기는 옷을 계절별로 정돈하지 않고 옷장에 사계절 옷을 한꺼번에 두는지 한 겨울에 날씨가 따뜻해지기만 하면 너나 할것 없이 하루밤 사이에 여름 옷차림으로 바뀐다. 그리고 한 여름이라도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이면 겨울 파커, 털코트 입은 사람들을 수시로 볼수 있다. 그렇다고 주위 시선이 부담스럽지도 않고 모두들 당연하듯이 아무의식 없이 그냥 지나간다. 이럴때 마다 기억나는 일은, 큰아들이 여기와서 얼마 되지 않은 4월 중순에 초여름 처럼 아주 더운 날 나는 그저 평상시 처럼 긴팔 티셔츠에다 얇은 봄 점퍼를 입히고 학교를 보냈더니 완전히 땀으로 범벅이 되서 진이 다 빠진 아들이 헉헉대면서 나 혼자만 이런 옷 입고 갔었어요.” 하는게 아닌가?

여기는 비가 한 번 쏟아지거나, 벼락이 치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서 TV에서 눈이 많이 내릴거라는 기상예보가 나오면 수퍼마켓에 있는 우유나 물, 소금, 눈 삽 등이 순식간에 동이 난다. 그만큼 넓은 땅 덩어리에서 거대한 자연과 가까이 살다 보니 자연의 웅장함에 대한 두려움이 무의식중에 생겨난게 아닌가 싶다. 여기 온 첫 여름에 동네 수영장에서 애들과 신나게 놀고 있는데 금방 천둥번개가 칠거라는 위성 뉴스가 있었으니 다 물에서 나오라는 거였다. 아무리 하늘을 쳐다 봐도 구름 한점 없이 파란데 무슨 번개는 얼어죽을 번개냐 하면서 무시를 하고 계속 물에서 놀고 있었는데 인명 구조원 (Lifeguard) 이 계속 마이크로 나오라고 소리를 쳐서 주위를 둘러보니 “Oh! My goodness.” 어느새 그 많던 꼬마들과 어른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다 집으로 갔고 (허둥 지둥 집으로 도망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거 같다) 우리만 물에서 좋다고 텀벙대고 있었다. 여기 골프장에서도 갑작스런 천둥을 동반한 폭풍 (Thunder Storm) 경보가 울리면 골프장 측에서 빨리 나오라고 아무리 경고 방송을 해도 내가 했던 것 처럼 제일 늦게 나오는 사람들은 한국사람이라고 들었다.

올 봄은 따뜻한 날씨에 속아서 너무 빨리 팬지사다가 심어서 다 얼어 죽게하는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지 다짐 하면서도, 노란 개나리, 빨간 진달래가 피는 봄을 상상하면 이 늦겨울을 지긋하게 기다릴 수 없게 만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가 주 하느님 크시도다를 되새기면서

1)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볼 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후렴 :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2) 저 수풀 속 산길을 홀로 가며 아름다운 새소리 들을 때 산 위에서 웅장한 경치 볼 때 냇가에서 미풍에 접할 때 (후렴 :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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