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 (2)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기서는 법적으로 만 스물 한살이 돼야 술을 마실 수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일부 청소년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그리고 드물긴 하지만 중학생때 부터 술을 접한다고 들었다. 뉴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쌍둥이 딸중 하나가 만 21살이 안됐는데 남의 운전면허증으로 술을 먹다가 적발이 되서 크게 가십 (gossip) 기사로 난 적을 있다. 그리고 파티광들이 많은 대학교에서는 술많이 마시기 대회를 열어서 술을 이기지 못한 학생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도 가끔 나온다. 그래서 부모들은 U.S. News & World Report 라는 잡지에 다양하고 관심있는 주제별로 순위를 매겨서 올리는데 어느 학교가 가장 파티를 많이하는 대학인가도 부모들에게는 중요한 관심사중의 하나이다. 21살이라면 최소한 대학 2-3학년이 되는 나이라서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나이를 18살로 내리자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고 언젠가는 나이가 낮추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음주나이 제한을 잘 모르고, 이민 온지 얼마 안된 한국 부모들이 고등학교 졸업 때나 대학 입학때, 이제는 어른이 다 됐다고 축하하면서 술은 어른과 마셔야 나쁜 술버릇이 생기지 않고 정식으로 배운다고 함께 반주 정도를 보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습관이 된 젊은이들이 자신이 만 21세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무의식중에 술을 사거나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에게 걸려서 어려운 지경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식당에서도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을 확인한 후 술을 팔아야 되지만 종업원이 그냥 잊어버리고 술을 파는 경우가 생기고 그런 식당 역시 벌금이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그래서 종종 경찰들이 함정수사를 해서 한국식당들이 걸리기도 한다.

여기 고등학교에서는 졸업식 전에 Prom (프롬) 이라는 파티를 하면서 남녀학생들이 파트너를 정하고, 드레스와 정장을 하고, 근사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늦게 까지 학교 강당에서 무도회를 여는데, 이때 들뜨고 감정을 주체 못하는 젊은 학생들이 몰래 술을 마시다 큰 교통사고를 내서 사망까지 가는 경우가 있어서, 아예 그 Prom Party 몇주 전 부터 완전히 교통사고로 찌그러진 자동차를 학교 앞마당에 전시까지 해놓는다. 그래서 어떤 심한 부모나, 신앙적으로 아주 엄격하다고 자처하는 부모는 일생에 딱 한번 있는 그런 파티에 아예 자녀를 보내지 않는다. 그렇게 부모가 통제를 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일이겠는가? 언젠가는 부모곁을 떠나 독립을 할때, 스스로 자신을 잘 관리, 통제하는 능력을 키워주는게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의무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미국 대학교에도 Helicopter parent (헬리콥터 부모) 라고 해서 자식의 모든 학사관리, 기숙사 생활관리, 음식관리, 심지어는 졸업 후 취직하는 일까지 가까이에서 도와주는 부모가 있다니 이것도 새 풍속도인가 보다.

음주문화 (1)

요즘 한국의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로 인한 사고로 어린 신입생이 죽은 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내 가족들 중에도 무척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술로 인해서 결국은 불행한 일생을 마감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나는 더욱 술에 대해서 만큼은 아주 부정적이다. 요즘은 담배도 마찬가지지만. 오죽하면 대학교에서 미팅을 할때 아무리 킹카라고 해도 술을 좋아하는 것 같으면 아예 애프터를 받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여기와서 보니 술로 인해서 일어나는 불상사에 대해서는 법으로 아주 철저하게 다스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여기도 역시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알콜중독자들도 많지만 음주법이 무서워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 아파트 도로에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다가는 바로 수갚이 채워지고 철창 신세를 진다.

우선 공원에서의 음주인데 원칙적으로는 일체의 알콜류를 공원 안으로 갖고 올 수가 없다. 여기서 말하는 공원은 산이든, 바다든, 도시 한복판이든, 집 주변이든 간에 공공 휴식 장소로 지정된 모든 곳을 일컫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회사 야유회같은 큰 행사가 있을때 맥주 정도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싶으면 정식으로 미리 공원 관리국으로 부터 허가를 얻어야 한다. 그외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경찰에게 적발되면 당장 압수와 함께 벌금이 부과되고, 거부할 경우에는 당장 체포가 된다.

그래서 독립기념일 같은 큰 국가 경축일에는 아예 경찰관들이 공원에 많이 배치가 되고, 의심이 가는 아이스박스나 음식상자를 조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렇게 개인의 사적인 물건을 조사하냐고 하겠지만 공원 관리국에서 음주로 야기되는 폭력이나 싸움같은 종류의 어떠한 불상사가 일어날 경우 일반시민들의 안전을 미리 보호해야 하기때문에 반드시 경찰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한국의 공원이나 바닷가 같은 곳에서 소주와 안주를 시켜 마시면서 즐기던 사람들이, 푸른 초원과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는 신선들이 놀던 곳 같은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그런 즐거움을 만킥할 수 없으니 얼마나 실망이 크겠는가. 그래서 어떤 심한 경우는 아예 물병에 소주를 채워서 (물처럼 보이니까)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그것도 많은 경찰들이 알아서 냄새까지 맡아본다고 한다.

여기서는 알콜 도수가 높은 술을 사려면 ABC 같은 상점에서 만 살 수 있는데 일요일, 즉 주일이면 모든 ABC 상점이 문을 닫아서 주일에 그런 술이 필요하면 토요일에 미리 사둬야 한다. 그러나 포도주 정도의 도수가 낮은 알콜류는 대부분의 수퍼마켓에서 살 수 있고 요즘은 Walmart (월마트)에서도 파는 걸 보았다. 21살이 넘은 어른에 한해서 만. 그런데 한번은 Maryland (메릴랜드)에 사는 분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선물로 포도주를 사려고 수퍼마켓에 들러,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물어봤더니 Maryland에서는 포도주 조차도 수퍼마켓에서는 팔지않는 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청교도들이 자리를 잡은 주라서 음주법이 아주 엄했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포도주를 팔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신 꽃을 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Virginia (버지니아) 에서 살고 있는 내가 또 하나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하루는 남편이 밤 늦게 수퍼마켓에 가서 애들 간식도 살겸 포도주 한병을 사서, 계산대 제일 뒤에 올려 놓았는데 포도주를 스캔한 후 점원이 포도주를 팔 수가 없다는 게 아닌가? 이유인즉, 정각 자정이 넘으면 Virginia 에서는 포도주같은 알콜류라 할지라도, 그리고 아무리 21살이 넘은 어른이라도, 절대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12시에서 1초가 지나도 못사는 이유는 계산기 자체가 그렇게 프로그램 돼있어서 아무리 마음 좋은 점원이 봐 줄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엄한 법을 집행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우까지 미리 시스템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아무튼 알콜과 담배를 끊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마약과 똑같이 “Drug”이라 부른다장차 나라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이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술로 인해서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은 그런 음주문화를 고쳐 나가지 못하고 어린 세대들에게 나쁜 표양을 보이는 기성세대의 잘못이 제일 크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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